제5회 경희대 통합의료인문학 영화주간 '인공지능과 인간의 삶' 3일차, 영화<원더랜드>
▣ 일시 : 2024년 11월 01일(목) 14:00~17:07
▣ 주최 :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 주관 :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인의예지(人醫藝知) 지역인문학센터
▣ 후원 : 한국연구재단, 교육부, 경희대학교, 영화진흥위원회, 서울시, 서울영상위원회
▣ 장소 :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중구 정동길 3 경향아트힐 2층)
2024년 11월 1일, "제 5회 경희대 통합의료인문학 영화주간 : AI와 인간의 삶"의 마지막 3일차를 맞이하여 이어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영화 상영과 특강이 진행되었다. 특강이 끝나고 통합의료인문학 영화주간과 제19회 인문주간 폐획식이 진행되었다.
3일차 상영 영화는 <원더랜드>(김태용, 2024)로, 영화의 내용은 개략적으로 다음과 같다. 원더랜드는 죽었거나 죽음에 준하는 상황(뇌사, 장기적 코마 등)에 처한 사람의 생체 정보를 활용하여 실제 그 사람과 유사하게 말을 하거나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구현하여, 남은 가족이나 지인이 그 사람과 마치 영상통화 하는 것처럼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크게 두 명의 사람이 인공지능으로 되살아나 남아있는 사람과 소통한다.
한편으로, 여자 아이를 둔 바이리라는 어머니로, 그녀는 가상세계에서 고고학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그녀의 딸과 어머니와 주로 핸드폰 같이 생긴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소통한다. 그러나 아직 어린 딸에게 할머니는 어머니의 죽음을 알리지 않았고, 딸은 어머니를 만나고 싶어하면서, 실제로 공항까지 가게되지만, 결국 딸을 만나기 위해 바이리가 고고학 현장을 이탈하여 시스템에 오류를 일으키지만, 딸을 만날 수 없음을 자신의 죽음을 알리면서 납득시킨다.
다른 한편, 태주와 정인은 비행기 승무원으로 근무하던 연인이었는데, 태주가 오랜 시간 코마(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되자, 정인은 원더랜드 서비스를 통해 태주의 인공지능 모델을 우주 공간에 두는 설정을 한 뒤, 그와 상호작용 하면서 그리움을 달랜다. 그러나 어느날 태주가 코마상태에서 회복이 되어 깨어나게 되는데, 그의 성격은 어딘지 모르게 코마 이전의 모습과는 달라져 있다. 정인은 태주의 달라진 모습에 오히려 원더랜드 속 인공지능 태주로부터 위로를 받는다. 결국 정인은 태주에게 원더랜스 서비스의 진실을 말해주게된다.
영화가 상영된 이후 김성욱 평론가(영화평론가, 중앙대 영화학 박사)의 강연, "죽은 자와의 대화 - AI의 불안한 꿈"이 이어졌다. 그는 디지털 부활과 새로운 세대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1995-2000년에 태어난 세대는 디지털 기술이 발달한 시대에 태어나서, 태어난 순간부터 개인에 대한 모든 정보(사회적인 정보든, 신체적인 정보든)가 디지털화되어 영구적으로 기록, 불멸화된다고 말하면서 입을 뗐다. 즉, 그들은 자신의 노화가 완전히 기록되는 첫 번째 세대인 셈이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부활 사례로 VR장비를 이용하여 세상을 떠난 딸을 만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이 사례는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시뮬레이션을 통한 판타지적 세상이 우리의 삶을 결정하고 ‘인간다움’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증거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디지털을 통한 인간의 부활은 인간 유한성의 종식을 나타낼 수 있으며, 인류 역사에서 계속 되풀이되어왔던 망각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삶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을 언제든 다시 꺼내어 경험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을 말하였다.
이러한 망각이라는 것은 존재론적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신체의 과거 현실이 회화적 재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존재론적으로, 더 나아가 지표적으로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다. 이는 영화를 통해 종종 실현되는데, 영화는 순간에 생명을 불어넣어 과거 인물을 되살리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영화가 가지는 부활하는 힘은 점진적 망각을 극복하는 능력을 가지고, 예술 형식의 독특한 특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부활은 컴퓨터로 생성된 이미지를 통해 (사망한) 배우의 신체적 모습을 재현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때, 특수 효과 또는 적어도 잠재적으로 조작된 이미지는 표현된 신체를 믿을 만 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즉, 지각할 수 없는 속임수가 중요한데, 관객이 배우가 이미 사망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눈치 채지 못하게 하는 방식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때 디지털 부활을 배우의 복제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이는 엄밀하게 말하면 배우가 복제되는 것이 아닌, 캐릭터가 복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배우는 영화나 영상을 위해 일정한 캐릭터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관객에게 비춰지거나 기록에 남게되며, 디지털로 부활되는 대상은 배우 자체가 아닌 배우가 연기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디지털 부활의 논란은 대상과 이미지의 관계만이 아니라, 시간에 의해 구조화된 배우의 경력, 들인 시간, 삶 그리고 죽음의 관계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
배우가 유명한 스타가 되면 그 배우는 종종 계속 부활하여 거의 영원히 남게 된다. 마이클 잭슨의 사례는 마이클 잭슨이 비록 죽었어도, 그의 노래나 모습이 컴퓨터 및 밀랍 인형으로 만들어져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모습을 통해 쉽게 파악될 수 있다. 즉 스타의 몸은 죽어도 끝나는 것이 아닌 영원히 남게 된다. 그러나 디지털로 부활한 배우는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영화적 수준으로 존재하게 된다.
이상의 내용을 간추려보면, 그의 강의는 디지털 부활의 개념과 이해, 그리고 디지털 부활이 가지고 있는 한계와 불안 요소를 언급하면서 진행되었다. 상영된 영화와 그 영화에 담긴 철학적 내용을 다루어주어서 유익하고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영화 상영과 강연이 끝난 후, 경희대학교 지역인문학센터 <인의예지>의 센터장 조태구 교수가 무대에 올라, <제5회 통합의료인문학 영화주간> 및 <제19회 인문주간>의 폐회식을 가졌다.
작성자hk2019 작성일2024-11-01 조회45 |
---|
제5회 경희대 통합의료인문학 영화주간 '인공지능과 인간의 삶' 3일차, 영화<원더랜드> ▣ 일시 : 2024년 11월 01일(목) 14:00~17:07 ▣ 주최 :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 주관 :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인의예지(人醫藝知) 지역인문학센터 ▣ 후원 : 한국연구재단, 교육부, 경희대학교, 영화진흥위원회, 서울시, 서울영상위원회 ▣ 장소 :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중구 정동길 3 경향아트힐 2층)
2024년 11월 1일, "제 5회 경희대 통합의료인문학 영화주간 : AI와 인간의 삶"의 마지막 3일차를 맞이하여 이어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영화 상영과 특강이 진행되었다. 특강이 끝나고 통합의료인문학 영화주간과 제19회 인문주간 폐획식이 진행되었다. 3일차 상영 영화는 <원더랜드>(김태용, 2024)로, 영화의 내용은 개략적으로 다음과 같다. 원더랜드는 죽었거나 죽음에 준하는 상황(뇌사, 장기적 코마 등)에 처한 사람의 생체 정보를 활용하여 실제 그 사람과 유사하게 말을 하거나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구현하여, 남은 가족이나 지인이 그 사람과 마치 영상통화 하는 것처럼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크게 두 명의 사람이 인공지능으로 되살아나 남아있는 사람과 소통한다. 한편으로, 여자 아이를 둔 바이리라는 어머니로, 그녀는 가상세계에서 고고학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그녀의 딸과 어머니와 주로 핸드폰 같이 생긴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소통한다. 그러나 아직 어린 딸에게 할머니는 어머니의 죽음을 알리지 않았고, 딸은 어머니를 만나고 싶어하면서, 실제로 공항까지 가게되지만, 결국 딸을 만나기 위해 바이리가 고고학 현장을 이탈하여 시스템에 오류를 일으키지만, 딸을 만날 수 없음을 자신의 죽음을 알리면서 납득시킨다. 다른 한편, 태주와 정인은 비행기 승무원으로 근무하던 연인이었는데, 태주가 오랜 시간 코마(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되자, 정인은 원더랜드 서비스를 통해 태주의 인공지능 모델을 우주 공간에 두는 설정을 한 뒤, 그와 상호작용 하면서 그리움을 달랜다. 그러나 어느날 태주가 코마상태에서 회복이 되어 깨어나게 되는데, 그의 성격은 어딘지 모르게 코마 이전의 모습과는 달라져 있다. 정인은 태주의 달라진 모습에 오히려 원더랜드 속 인공지능 태주로부터 위로를 받는다. 결국 정인은 태주에게 원더랜스 서비스의 진실을 말해주게된다.
영화가 상영된 이후 김성욱 평론가(영화평론가, 중앙대 영화학 박사)의 강연, "죽은 자와의 대화 - AI의 불안한 꿈"이 이어졌다. 그는 디지털 부활과 새로운 세대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1995-2000년에 태어난 세대는 디지털 기술이 발달한 시대에 태어나서, 태어난 순간부터 개인에 대한 모든 정보(사회적인 정보든, 신체적인 정보든)가 디지털화되어 영구적으로 기록, 불멸화된다고 말하면서 입을 뗐다. 즉, 그들은 자신의 노화가 완전히 기록되는 첫 번째 세대인 셈이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부활 사례로 VR장비를 이용하여 세상을 떠난 딸을 만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이 사례는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시뮬레이션을 통한 판타지적 세상이 우리의 삶을 결정하고 ‘인간다움’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증거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디지털을 통한 인간의 부활은 인간 유한성의 종식을 나타낼 수 있으며, 인류 역사에서 계속 되풀이되어왔던 망각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삶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을 언제든 다시 꺼내어 경험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을 말하였다. 이러한 망각이라는 것은 존재론적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신체의 과거 현실이 회화적 재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존재론적으로, 더 나아가 지표적으로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다. 이는 영화를 통해 종종 실현되는데, 영화는 순간에 생명을 불어넣어 과거 인물을 되살리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영화가 가지는 부활하는 힘은 점진적 망각을 극복하는 능력을 가지고, 예술 형식의 독특한 특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부활은 컴퓨터로 생성된 이미지를 통해 (사망한) 배우의 신체적 모습을 재현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때, 특수 효과 또는 적어도 잠재적으로 조작된 이미지는 표현된 신체를 믿을 만 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즉, 지각할 수 없는 속임수가 중요한데, 관객이 배우가 이미 사망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눈치 채지 못하게 하는 방식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때 디지털 부활을 배우의 복제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이는 엄밀하게 말하면 배우가 복제되는 것이 아닌, 캐릭터가 복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배우는 영화나 영상을 위해 일정한 캐릭터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관객에게 비춰지거나 기록에 남게되며, 디지털로 부활되는 대상은 배우 자체가 아닌 배우가 연기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디지털 부활의 논란은 대상과 이미지의 관계만이 아니라, 시간에 의해 구조화된 배우의 경력, 들인 시간, 삶 그리고 죽음의 관계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 배우가 유명한 스타가 되면 그 배우는 종종 계속 부활하여 거의 영원히 남게 된다. 마이클 잭슨의 사례는 마이클 잭슨이 비록 죽었어도, 그의 노래나 모습이 컴퓨터 및 밀랍 인형으로 만들어져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모습을 통해 쉽게 파악될 수 있다. 즉 스타의 몸은 죽어도 끝나는 것이 아닌 영원히 남게 된다. 그러나 디지털로 부활한 배우는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영화적 수준으로 존재하게 된다. 이상의 내용을 간추려보면, 그의 강의는 디지털 부활의 개념과 이해, 그리고 디지털 부활이 가지고 있는 한계와 불안 요소를 언급하면서 진행되었다. 상영된 영화와 그 영화에 담긴 철학적 내용을 다루어주어서 유익하고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영화 상영과 강연이 끝난 후, 경희대학교 지역인문학센터 <인의예지>의 센터장 조태구 교수가 무대에 올라, <제5회 통합의료인문학 영화주간> 및 <제19회 인문주간>의 폐회식을 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