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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환의 번안소설과 열병의 상상력 -장티푸스의 변주와 형상화를 중심으로 (박성호)

  • [ 논문 ]

    hk2019 2024-11-21 6

  • 분류

    논문

    학술지구분

    KCI등재

    저서명

    조중환의 번안소설과 열병의 상상력 -장티푸스의 변주와 형상화를 중심으로

    저자

    박성호

    참여구분

    단독

    저자수

    1

    학술지명

    현대소설연구

    발행처

    현대소설학회

    게재일

    2024-03-31

    초록

     

    장티푸스는 20세기 중반까지 맹위를 떨쳤던 감염병으로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유행한 바 있다. 이미 19세기 말부터 위생과 방역을 중심으로 한 대응이 이루어졌으며, 대중들에게도 주요한 감염병 가운데 하나로 폭넓게 인식되고 있었다.
    하지만 문학 작품에서는 장티푸스가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신경쇠약이 결핵, 천연두 등과 달리 장티푸스는 1910년대 초반까지도 거의소설에서 거론되지 않았다. 조중환의 번안소설인 「쌍옥루」나 「비봉담」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등장하게 되는데, 이 역시 장티푸스를 병명을 직접적으로 채택하지는 않았다.
    조중환의 번안소설에서 장티푸스는 감염병의 측면보다는 불명열(不明熱)의 일환으로 등장한다. 감염병임을 추론할 수 있는 서술이 작중에서 등장하기는 해도 발병의 중심에는 작중인물의 죄책감과 같은 심리적 요인이 강하게 작동한다. 이는19세기 영미소설이 채택한 neural fever와도 연결된 것으로, 열이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작중의 갈등을 설명하거나 이를 해소하는 계기를 제시하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열병을 중심으로 하여 근대의료를 소설 속에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혈액검사와 혈청주사, 체온 측정을 중심으로 한 진단과 치료는 모두 의사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작중인물의 병을 치료하는 것 역시 의사의 역할로 분리된다. 같은 시기 소설에서 나타나는 신경쇠약이의료와는 무관하게 작중인물 간의 갈등 해소를 통해 치유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티푸스를 중심으로 한 열병의 상상력은 소설에서의 근대의료를 구체화하는 데 적잖은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서는 열병을 중심으로 결핵이나 신경쇠약과 같은 여타의 질병과도 연결될 수 있는 지점을 마련한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20세기 초 문학에서질병을 인식하고 형상화하는 양상을 살펴보는 데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할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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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문 ] 작성자hk2019 작성일2024-11-21 조회6

분류

논문

학술지구분

KCI등재

저서명

조중환의 번안소설과 열병의 상상력 -장티푸스의 변주와 형상화를 중심으로

저자

박성호

참여구분

단독

저자수

1

학술지명

현대소설연구

발행처

현대소설학회

게재일

2024-03-31

초록

 

장티푸스는 20세기 중반까지 맹위를 떨쳤던 감염병으로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유행한 바 있다. 이미 19세기 말부터 위생과 방역을 중심으로 한 대응이 이루어졌으며, 대중들에게도 주요한 감염병 가운데 하나로 폭넓게 인식되고 있었다.
하지만 문학 작품에서는 장티푸스가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신경쇠약이 결핵, 천연두 등과 달리 장티푸스는 1910년대 초반까지도 거의소설에서 거론되지 않았다. 조중환의 번안소설인 「쌍옥루」나 「비봉담」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등장하게 되는데, 이 역시 장티푸스를 병명을 직접적으로 채택하지는 않았다.
조중환의 번안소설에서 장티푸스는 감염병의 측면보다는 불명열(不明熱)의 일환으로 등장한다. 감염병임을 추론할 수 있는 서술이 작중에서 등장하기는 해도 발병의 중심에는 작중인물의 죄책감과 같은 심리적 요인이 강하게 작동한다. 이는19세기 영미소설이 채택한 neural fever와도 연결된 것으로, 열이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작중의 갈등을 설명하거나 이를 해소하는 계기를 제시하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열병을 중심으로 하여 근대의료를 소설 속에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혈액검사와 혈청주사, 체온 측정을 중심으로 한 진단과 치료는 모두 의사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작중인물의 병을 치료하는 것 역시 의사의 역할로 분리된다. 같은 시기 소설에서 나타나는 신경쇠약이의료와는 무관하게 작중인물 간의 갈등 해소를 통해 치유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티푸스를 중심으로 한 열병의 상상력은 소설에서의 근대의료를 구체화하는 데 적잖은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서는 열병을 중심으로 결핵이나 신경쇠약과 같은 여타의 질병과도 연결될 수 있는 지점을 마련한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20세기 초 문학에서질병을 인식하고 형상화하는 양상을 살펴보는 데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할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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